“SKT서 옮기면 최대 104만원” 통신사들 ‘보조금 대전’ 돌입
SK텔레콤의 해킹 사고로 촉발된 위약금 면제가 통신업계 전반을 뒤흔들고 있다. 경쟁사들이 이를 기회로 삼아 파격적인 보조금을 내걸며 공격적인 번호이동 마케팅에 돌입한 가운데 일부 유통점에서는 고객의 불안을 자극하는 응대 매뉴얼까지 등장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7일 이동통신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 4일 SK텔레콤 해킹 사고에 대해 귀책 사유가 있다고 판단한 이후 SK텔레콤은 오는 14일까지 해지하는 고객에게 위약금을 면제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KT와 LG유플러스는 대대적인 보조금 정책을 시행하며 번호이동 수요 확보에 나섰다. KT는 자사 SNS를 통해 "7월에 KT로 환승하면 최대 104만원을 준다"며 인터넷과 TV 결합상품을 SK텔레콤에서 옮기면 56만원 스마트폰 번호이동 시 48만원을 지급한다고 밝혔다.
번호이동 흐름도 즉각 반응했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이 위약금 면제를 발표한 다음 날인 5일 하루에만 총 1만660명이 KT와 LG유플러스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KT로 5083명 LG유플러스로 5577명이 이동해 전날 대비 128% 급증한 수치다. 번호이동은 위약금 면제 종료일인 14일까지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격적인 보조금 경쟁 외에도 일부 유통 채널에서는 고객의 불안을 자극하는 방식으로 마케팅을 벌이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유통망에서 공유된 고객 응대 매뉴얼에는 "지킬 수 있는 데로 옮겨야 한다"거나 "해킹은 내 정보를 털기 시작해서 나중엔 내 인생이 털린다고 생각하면 된다"는 문구가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경쟁사 간 가입자 유치 전쟁이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번 위약금 면제는 4월 18일 기준으로 약정에 가입돼 있던 고객 중 SK텔레콤의 해킹 사고로 인해 계약을 해지한 경우에 한정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해킹 사고가 공개된 직후부터 운영된 민관합동조사단의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SK텔레콤에 책임이 있다고 판단해, 고객이 이탈하더라도 위약금을 부과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에서 대량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은 사실이지만 구체적인 고객 피해 사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며 "이런 상황에서 공포심을 조장해 번호이동을 유도하는 방식은 지나치다"고 말했다.
위약금 면제 종료일인 14일과 함께 오는 22일 단통법 폐지를 앞두고 있어 통신사 간 보조금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