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싱크홀 위험 지역 명단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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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중심에 커다란 구멍이 갑작스레 생기면서 주행 중이던 오토바이가 그대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도로 아래에서 진행 중이던 지하철 공사를 하던 노동자들은 물이 새는 것을 발견하고 대피했으나, 배달 업무를 보던 30대 운전자는 탈출하지 못해 목숨을 잃었습니다.
또한 서울 연희동에서는 도로 3차로를 달리던 차량이 갑자기 형성된 구멍 아래로 빠지며 운전자 부부가 중상을 입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서울 내 '땅 꺼짐' 신고 건수는 2022년 67건에서 지난해 251건으로 단 2년 만에 약 4배 가까이 급증했습니다.
이러한 '땅 꺼짐' 문제는 대체로 노후 상하수도관에서 물이 유출되거나 지하 공사 중 지하수가 빠져나가면서 주변 토사가 휩쓸려 빈 공간이 만들어질 때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서울시가 지난해 10월 각 자치구로부터 의견을 받아 '땅 꺼짐' 위험이 높은 50곳의 고위험지역을 정부에 보고한 사실이 MBC 취재를 통해 확인됐습니다.
광진구의 고위험지역이 전체 22곳으로 가장 많았고, 종로구 9곳, 금천구 7곳, 성동구와 구로구 각 3곳, 강남구·노원구·마포구에서도 각 2곳씩 포함되었습니다. 이 중 고위험지역의 총 길이는 약 45km에 달합니다.
취재진은 전문가와 함께 현장을 직접 방문했습니다. 현재 제가 서 있는 이곳은 서울 강남 압구정동을 가로지르는 왕복 8차선 도로입니다. 해당 도로 역시 서울시가 지반 침하 고위험지역으로 선정한 곳에 포함된 사례입니다.
언주로의 6.7km 구간과 선릉로의 6.3km 구간은 지반 침하 사고 발생 빈도가 높아 주목받았으며, 저지대인 한강 매립지 등은 지반이 약해 사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전문가인 박창근 가톨릭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충적층과 잘 발달한 지하수 위에 진행되는 지하 공사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으면 싱크홀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침수 피해가 빈번했거나 지반이 취약한 곳, 또는 대규모 지하 굴착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도로들 역시 고위험지역으로 꼽혔습니다. 하지만 서울시는 "자치구 자체 조사에 따른 결과일 뿐이며 일부 사유지가 포함되었다"는 이유로 특정 고위험지역 목록을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한 시민인 강의석 씨는 이에 대해 "위험 지역이라면 당연히 공개해서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대비를 해야 하는데, 이를 숨기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조사가 얼마나 철저히 이루어졌는지도 논란입니다. 서울시에 해당 자료를 제출한 자치구는 전체 25개 중 고작 8곳에 불과하며, 최근 '땅 꺼짐' 사고로 사망자가 나온 강동구는 단 한 곳도 고위험지역에 선정하지 않았습니다.
서울시의회 김인제 부의장은 "고위험지역에 대한 전수조사가 다시 필요하다"며 "집값 안정이나 시민 불안 해소 이전에 무엇보다 사고 예방이 최우선이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서울시는 자치구와 별도로 지난해 시내 도로 181개 구간의 위험도를 다섯 등급으로 나눈 지도를 제작했으나, 이를 "내부 참고용 자료로 활용할 뿐 불필요한 오해를 초래할 수 있다"며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따르면, 국가와 지자체는 모든 국민을 재난 및 사고로부터 보호할 의무가 있으며, 안전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 누구든지 활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