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KBL 첫 시즌, 외국선수들이 말하는 ‘한국 농구’

[점프볼=정다윤 인터넷기자] KBL 데뷔 첫 해. 한국 농구에 처음 발을 들인 세 외국 선수, 그들이 본 한국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말이 통하지 않아도, 농구공은 어디서든 같은 리듬으로 튄다. 낯선 유니폼, 새로운 팀메이트, 익숙하지 않은 룰 속에서도 외국 선수들은 결국 자신만의 방식으로 이 무대에 녹아든다. 2024-2025 KCC 프로농구, 이번 시즌 또렷한 존재감을 드러낸 외국인 1년 차 선수들이 있다.
고양 소노의 케빈 켐바오, 창원 LG의 칼 타마요, 수원 KT의 레이션 해먼즈, 각각 평균 17.8점, 15.1점, 16.5점을 기록하며 팀 핵심으로 자리 잡은 이들이 그 주인공이다.
비행기표 한 장으로 시작된 여정. 서로 다른 이유로 한국행을 택한 세 선수는 지금, KBL이라는 코트 위에서 자신만의 농구를 펼쳐, 어느덧 첫 시즌을 마무리하고 있다. 처음으로 한국 땅을 밟은 그들이 경험한 경기의 속도, 팀의 문화, 팬들의 열기 속에서 한국 농구는 어떤 모습으로 다가왔을까. 직접 들어봤다.
한국으로 오게 된 계기
케빈 켐바오
고양이라는 도시와 소노 구단에 대해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지난 시즌 소노에서 뛰었던 알렉스 카바노의 조언도 있었다. 해외에서 도전하고자 하는 나의 생각과 KBL의 환경을 종합해본 결과 좋은 자극을 주었다. 목적 의식을 가지고 더 좋은 선수가 되겠다는 생각이 강해졌고, 한국에 오게 되었다.
칼 타마요
LG는 정말 좋은 구단이고, 감독님과 코치님도 다 좋아서 여기서 많이 배울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어릴 때부터 나를 원해왔던 팀이기 때문에, 이곳에서 농구 선수로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라는 걸 알았다.
레이션 해먼즈
새로운 문화, 배움, 사람들과의 만남 등이 한국에 온다면 좋은 경험이 될 거라 생각했다.
본인이 뛰던 리그와 한국 농구의 차이점
케빈 켐바오
한국은 굉장히 스피드가 빠르다. 공수 전환도 빠르고 전술이나 움직임이 매우 디테일하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칼 타마요
전에 일본에서 뛰었었다. 외국 선수가 여러 명 동시에 뛸 수 있지만, 한국는 한 명이다. 그리고 한국은 수비에 더 집중하고, 수비를 중요하게 여기는 리그다. 특히 9개 팀을 여러 번 상대하니까 서로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한 대응 같은 게 많이 다르다.
레이션 해먼즈
한국은 경기의 템포가 빠르고, 피지컬이 쎄고 강하다. 한국 선수들의 수준도 높고, 팬들은 경기에 정말 열정적으로 응원한다. 여기서 뛰는 게 정말 재밌다. 외국 선수들과 맞대결하는 것도 즐겁고, 좋은 선수들이 많아 매 경기 재밌게 뛰고 있다.
적응할 때 도와준 선수
케빈 켐바오
농구적으로는 이재도가 가장 큰 도움을 준다. 팀의 전술이나 볼 흐름을 세세하게 알려준다. 농구 외적으로는 동료들 모두 잘 도와주지만, 통역 빈스의 공을 빼놓을 수 없다.
칼 타마요
우리 주장 허일영과 베테랑 선수들, 그리고 동갑인 유기상, 양준석도 있고, 아셈 마레이와 대릴 먼로까지 오래 전부터 이 팀에 있던 선수들이 도와주고 경험을 나에게 공유해줬다. 덕분에 많은 것을 배우고 잘 적응할 수 있었다. 내가 더 발전할 수 있도록 도와준 동료들에게 정말 고맙다.
레이션 해먼즈
팀에 있는 모두가 각자의 방식으로 도와줬다. 누구 한 명만 딱 집어서 말하긴 어렵지만, 팀의 모든 선수들이 다양한 부분에서 나를 도와줬다. 모두에게 조금씩 배우는 경험이 참 좋았다. 굳이 뽑자면 외국 동료들과 함께 뛰면서 많이 배웠는데, 각기 다른 것들을 알려준 것이 내게 큰 도움이 됐다.
한국 첫 인상과 신기한 문화
케빈 켐바오
KBL 팀들의 훈련 문화다. 나는 대학 때까지 내가 훈련을 많이 하는 선수로 알고 있었다. 하지만 한국에 처음 와서 팀 훈련을 한 순간, 내 생각이 틀렸음을 느꼈다. 자극을 받기도 했다. 그리고 적응이 안 되는 건 추위, 솔직히 말하면 최악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어느 정도 적응이 되었고, 날이 풀리기만을 기다렸다.
칼 타마요
젊은 사람들의 예의다. 어른들에게 존중하는 태도가 인상 깊었고, 한국 와서 내가 가장 크게 느낀 문화 중 하나다.
레이션 해먼즈
럭셔리한 삶...? 한국 사람들은 옷도 다 멋지게 입고 다니고, 차들도 마음에 든다. 지바겐, 포르쉐, 람보르기니까지 다양하다. 그리고 음식, 음식이 정말 맛있고 환상적이다. 내가 한국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다. 나는 서브웨이(샌드위치 전문점)를 제외하면 삼겹살이 제일 좋다.
기회가 된다면, 한국에서 커리어를 이어가고 싶은지
케빈 켐바오
해외에서 각광을 받는, 이러한 기회가 당연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소노에서 최대한 오래 뛰고 싶다. 한국에서 뛰면서 내가 훌륭한 선수로 발전하는 것 같아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그렇기에 한국에서 더욱 커리어를 쌓고 싶은 마음이다.
칼 타마요
한국은 정말 멋진 문화를 가진 나라다. 나라 자체가 참 좋고, LG도 정말 좋은 구단이다. 나도 기회가 오면 있고 싶고, 여기서 더 오래 머물 수 있으면 좋겠다.
레이션 해먼즈
여기 있는 게 정말 좋다. 환경도 너무 멋지고, KBL 리그에서 뛴다는 것 자체가 정말 즐겁다.
언어도 문화도 달랐지만, 코트 위에서는 하나였다. 세 선수들의 첫 시즌 마지막 페이지를 앞두고, 돌아보면 적지 않은 장면들이 남았다. 처음엔 낯설었지만, 지금은 분명 KBL 속에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