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계약 기간은 길다…다저스가 김혜성을 트리플A로 배치한 이유 "발전 우선시, 영향력 발휘 확실"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발전을 우선시하고 있다"
LA 다저스는 지난 12일(이하 한국시각) 김혜성을 비롯해 투수 바비 밀러, 내야수 데이비드 보트, 외야수 에디 로사리오 등 7명의 선수를 마이너리그로 내려보낸다고 공식 발표했다.
2024시즌이 끝난 뒤 메이저리그에 도전장을 내민 김혜성은 3+2년 최대 2200만 달러(약 319억원)의 계약을 통해 LA 다저스와 손을 잡았다. 3년 동안 1250만 달러(약 181억원)을 보장받고, 이후 다저스가 김혜성과 동행을 희망해 옵션을 실행할 경우 2년 동안 950만 달러(약 138억원)를 추가 지급받는다.
지난해 월드시리즈(WS)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명문' 구단의 유니폼을 입은 것은 분명 기분 좋은 일. 최정상에 오를 정도로 탄탄한 전력을 보유하고 있는 팀 입장에서도 김혜성이 매력적으로 보였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혜성 외에도 다저스에는 2루수를 맡을 자원이 많은 만큼 굳이 뚜껑을 열어보지 않더라도, 경쟁은 매우 치열할 것으로 전망됐다.
KBO리그에서는 8시즌 동안 1043개의 안타를 터뜨리고, 통산 타율도 3할이 넘는 타자이지만, 다저스는 김혜성이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파워를 조금 더 잘 활용할 수 있도록 타격폼에 변화를 주기로 결정했다. 이 여파 때문일까. 우려가 현실이 됐다. 스프링캠프 시범경기 일정이 시작된 후 세 번째 경기에서 마수걸이 안타를 신고했지만, 김혜성은 2월 6경기에서 타율 0.071로 큰 어려움을 겪었다.


3월 일정이 시작된 후 김혜성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상대로 첫 번째 홈런을 뽑아내며 기대감을 키웠으나, 이후 대반전까지는 만들어내지 못했다. 그 결과 지난 12일 다저스는 김혜성이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하도록 조치했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김혜성은 여기(미국)에 남는다. 계속해서 타석 수를 쌓을 것"이라며 "올 시즌 김혜성은 트리플A에서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미국 '다저 블루'는 "다저스는 일본 출장을 위한 31명의 명단을 공개하진 않았지만, 로버츠 감독은 내야수 김혜성이 도쿄시리즈에 참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로버츠 감독은 한국에서 새로 합류한 선수가 트리플A 오클라호마시티에서 시즌을 개막할 것이라고 말했다"며 "김혜성은 마이너리그 거부권이 없었기 때문에 이 가능성은 항상 존재했다"고 짚었다.
그리고 김혜성이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하게 된 배경 등을 짚었다. '다저스 네이션'은 시카고 컵스와의 도쿄시리즈에서 이마나가 쇼타, 저스틴 스틸까지 좌완 투수들이 선발 투수로 등판하는 것을 고려해 김혜성을 도쿄시리즈 명단에 포함시키지 않았을 것으로 봤다. 그러나 '다저 블루'는 "김혜성은 다저스 개막전 명단에 들어가는 것을 공개적인 목표로 삼았지만, 다저스는 김혜성을 선발로 기용하는 것보다 그의 발전을 우선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저 블루'는 "김혜성은 오클라호마시티에서 정기적으로 타석에 서는 것이 유리할 것이다. 이번 시즌 메이저리그 수준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거의 확실하다"며 "비록 타석에서의 결과가 아쉬움을 남겼지만, 다저스는 이번 봄 캑터스리그에서 2루수, 유격수, 중견수로 활약한 김혜성의 다재다능함에 고무됐다"고 설명했다.
김혜성도 메이저리그 적응을 위해 부단히 애를 쓰고 있다는 것이 매체의 설명이다. '다저 블루'는 "김혜썽은 전 다저스 선수들에게 조언을 구했다. 김혜성은 다저스와 계약했을 때 박찬호, 류현진을 비롯해 이정후, 김혜성에게 빠르게 적응하는 방법에 대해 조언을 구했다"고 덧붙였다.